[ 내려놓음 – 사순절 묵상4 ](2월26일, 월)

[ 내려놓음 – 사순절 묵상4 ]

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. 너희가 가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너희에게 표적이니라(2:11-12).

 

눅 2장에는 아기 예수가 이 땅에 태어나신 날 베들레헴의 마굿간의 하늘에 수많은 천군이 천사들과 함께 하나님께 찬양하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. 이처럼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 하늘의 보좌를 내려놓으시고 이 땅에 오셨는데 이를 신학적용어로 성육신(Incarnation)이라고 합니다. “성자 하나님께서 육신이 되셔서 오심”이라는 뜻입니다. 나님께서 육신이 되셔서 우리 가운데 거하신 사건은 영광스럽고 은혜와 진리가 충만한 사건이었습니다(요1:14).

 

사도 바울은 빌립보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것을 “자신을 비운 사건”이고 “자신을 낮추신 사건”이라고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했습니다(빌2:7,8). 그러면서 이런 예수님의 겸손한 마음, 천국의 영광을 내려놓으신 마음을 품으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.

 

“The Crown(왕관)”이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. 지금 현존하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을 중심으로 왕가를 다룬 드라입니다. 여왕이 큰 사건을 만났을 때 자존심과 권위를 내려놓고 국민들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낮아질 때 오히려 더 큰 존경을 받는 장면도 등장합니다. 최고의 권력가가 자신을 겸손하게 낮출 때 사람들로부터 업신여김을 받지 않고 오히려 존경받는 것은 인생의 진리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.

 

예수님은 공생애 기간동안 “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”(막10:45)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. 실제로 예수님은 끝까지 섬기셨습니다. 마지막에는 자신의 몸까지 바치시면서까지 섬기셨는데 이처럼 예수님의 내려놓음의 끝은 십자가였습니다. 성경은 “죽기까지 복종하신(빌2:8)” 사건이 바로 십자가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. 예수님은 최고의 영광과 권세와 자존감을 언제나 이처럼 내려놓으셨습니다.

 

예수님의 성육신의 은혜로운 가르침을 통하여 “내려놓음”을 배웁니다. 우리는 내려놓지 못해 무거운 짐 속에 허덕이며 살아가는 경우가 너무도 많습니다. 우리에게는 내려놓는 대상이 있습니다. 우리의 주님이십니다. 시편55:22에는 “네 짐을 여호와께 맡기라”고 했습니다. 왜냐하면 하나님은 “날마다 우리의 짐을 지어주시는 분”이기 때문입니다(시68:19). 예수님도 후에 사역하시면서 “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”(마11:28)고 말씀하셨습니다. 예수님 앞에 내려놓음의 은혜와 축복을 누리라는 말씀입니다.

 

몇 년 전 LA에서 자비량사역을 할 때 건설회사의 어느 공사현장의 소장을 맡아서 일할 기회가 있었습니다. 정부공사이기 때문에 관계하는 사람들도 많고 과정 과정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말로 다 할 수 없었습니다. 그냥 기술자로서 기술만 제공하는 목수의 일을 할 때에는 전혀 느껴볼 수 없었던 중압감과 책임감이 상상을 초월했습니다. 더군다나 공사중에 예상치 못한 문제와 난관을 만났을 때는 집에 돌아와 그 문제들을 놓고 기도해야하는 일들이 많이 생겼습니다. “주님, 기적같이 일들이 마무리 됨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보여주심으로 부끄러움 당하지 않게 하옵소서.” 정말 간절한 기도속에 한 가지 한 가지 문제들이 해결될 때는 “할렐루야!”가 저절로 나올 지경이었습니다. 목회현장에서 병자를 치료하고 귀신이 쫒겨나는 것보다 더 간절했고 실제적이었습니다. 그리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카고로 돌아올 때는 그 내려놓음의 환희, 그로 인하여 누리게 되었던 안도와 평안함은 말로 다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.

 

예수님은 십자가에서 “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(눅23:46)”라고 말씀하시면서 하나님의 손에 생명을 내려놓으셨습니다. 그러자 그분의 사역이 완성되었습니다(It is finished!). 오직 나를 사랑하시는 주님 앞에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결단이야말로 최고의 선택입니다. 이 때에 비로소 주님께 온전히 맡기고 의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. 그리고 온전히 내려놓았을 때 하나님의 역사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.

시카고포도나무교회 김경환목사 [내려놓음 –사순절묵상4]